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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의 슬기로운 스토리 잡스] 박민호 대한탐정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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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5-22 17:37 조회2,2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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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범인은 너!' 하진 않지만 관찰·상상력 발휘해 추리한답니다

직업(職業)은 돌고 돕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세상의 변화에 따라 새로 생기고 또 사라지니까요.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등록된 새 직업은 3525개에 달합니다.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하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새로운 직업의 세계. 어린이조선일보와 함께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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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야기를 하는 동안 눈동자가 흔들리는지, 갑자기 대화 주제를 바꾸려고 하지는 않는지

살펴보세요.” 박민호 대한탐정협회 사무총장은 “탐정이 되려면 체력과 인내력이 중요하다”며 “평소 꾸준하게 운동하기를 추천한다”

고 조언했다.

 

“내 이름은 코난, 탐정이죠.”

한 손에는 돋보기, 다른 한 손에는 수첩을 들고 의문스러운 사건을 조사하는 주인공. ‘탐정’ 하면 ‘셜록 홈스’나 ‘명탐정 코난’ ‘엉덩이 탐정’ 같은 추리물 속 수사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탐정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민간조사원’ 등 이름으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뿐 탐정임을 내세워 돈을 벌어들이는 일은 불법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관련 법이 바뀌면서 누구든 신고한 사람은 탐정 사무소를 열고 영리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아직 대중에게 미지(未知)의 영역인 탐정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일까. 지난 12일 박민호(57) 대한탐정협회 사무총장을 만나 자세히 들었다.


탐정 일을 시작한 계기는 뭔가요?

"20년 동안 경찰 생활을 했습니다.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용의자를 여러 차례 검거해 30대 중반에 강력반장에 오르는 등 승진도 빨랐죠. 억울한 사람을 돕고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사명감에 가득 차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탐정(당시 민간조사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듣고, 앞으로 유망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2009년 경찰 출신 탐정 1호로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사무소를 차렸죠."


탐정과 경찰의 업무는 어떻게 다른가요?

"경찰 인력은 한정돼 있고,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사건·사고가 쏟아지다 보니 그 성격이나 피해가 덜 위태롭거나 개인적인 측면이 강하면 다른 일에 밀리기 십상이죠. 이럴 때 탐정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실종된 자녀를 찾는 일이나 학교폭력, 또는 회사의 기밀을 빼서 다른 곳에 팔아넘기는 산업스파이 등과 관련된 일이 많지요. 확실한 증거가 없이 의심만 생길 때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가 어려워요. 그럴 때 탐정에게 저작권 침해나 기술 유출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모아 달라고 의뢰하는 거죠."


탐정 역할을 두고 영화와 현실의 차이점은요.

"영화처럼 탐정이 '범인은 바로 너!' 하고 검거하는 일은 드물어요. 해외에서는 탐정이 교통사고·화재·보험사기 같은 단순 사건은 물론 기업의 부정 사건 등 검찰·경찰의 수사 결과와 법원 판결을 뒤집는 막중한 역할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시기상조예요. 다른 법률이나 사생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향에서만 증거 수집을 돕습니다. 대신 만화처럼 어떤 사건을 다각도로 살피고 상상력을 동원해 추리하는 것은 비슷해요. 덕분에 상대방의 눈빛이나 행동을 보고 심리를 파악하는 직업병도 생겼습니다."
 

[이슬기의 슬기로운 스토리 잡스] 박민호 대한탐정협회 사무총장
탐정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 있다면요.

"일을 하다 보면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한 번에 몇 주 동안 잠복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조사 대상을 놓쳐서는 안 되니까요. 그 때문에 체력과 인내심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호신술도 익혀 두는 편입니다. 하지만 신체적인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탐정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에요. 최근에는 디지털 범죄만 전문으로 해결하는 탐정도 늘고 있어요. 불법 도청 장치와 몰래카메라 탐지를 주로 하거나 드론을 이용해 사건 현장을 확인하는 드론 탐정도 있고요."


탐정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탐정이 합법화됐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탐정사 관리법 등 법안이 추가로 통과되면 더욱 안정적인 직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예요. 전 세계적으로 탐정업이 활성화되는 추세입니다. 미국과 호주, 영국 등은 탐정 '허가제'를 운영하고, 일본·미국은 현재 수사·재판 중인 사건의 증거 수집을 허용하고 있고요. 일본에서는 주부나 학생이 아르바이트로 몇 시간 동안 필요한 탐정 업무를 하는 등 탐정을 더욱 실용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세상은 계속 변하고 새로운 문제점도 끊임없이 생기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제도가 갖춰진다면 앞으로 탐정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를 돕고 국민의 가려운 곳을 시원스레 긁어 주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슬기의 슬기로운 스토리 잡스] 박민호 대한탐정협회 사무총장
"내 꿈은 설록" 탐정 되려면…

2013년 경찰청의 요청으로 장현석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이 연구한 내용에 따르면, 탐정업을 합법화했을 때 최대 1만5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비슷한 업무를 경험한 경찰 가운데 탐정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경력 없이 첫 직업으로 탐정을 준비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여러 대학에서도 탐정학과나 사이버탐정학과, 경찰탐정수사학과 등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있다. 박민호 대한탐정협회 사무총장은 “탐정을 꿈꾸는 어린이라면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독서를 통해 탐정 활동에 도움되는 풍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상상력이 길러지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훈련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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